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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nsori_Lab is...

    창작판소리 소리내력

    since 1974

    소리내력

     

     

     

    1974년 7월 서대문형무소에 김지하의 담시(譚詩) [비어(蜚語)]에서 사설을 취하여 강창한 [소리내력]은 임진택 창작판소리의 시작점이다. 같은 해 12월 31일 '민청학련 구속자 석방을 위한 문화행사'에서 이애주가 북 반주를 맡아 다시 한번 초연했고 1994년 이규호가 고수를 맡아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임진택 명창은 [소리내력]으로 창작판소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리내력

    아니리 -  서울 장안에 얼마 전부터 이상야릇한 소리 하나가 자꾸만 들려와

    그 소리만 들으면 사시같이 떨어대며 식은 땀을 줄줄 흘려쌓는 사람들이 있으니 해괴한 일이다.

    이는 대개 돈푼 깨나 있고 똥 깨나 뀌는 사람들이니 더욱 해괴한 일이다. 쿵! 바로 저 소리다.

     

    평중모리

         저 소리가 무슨 소리?

         최루탄 터지는 소리냐? 아니다.

         난리 터지는 소리냐? 아니다.

         핵 터지는 소리냐? 아니다.

       

         히로히토 방귀소리냐? 아니다.

         닉슨 기침소리냐? 아니다.

         북경도 천안문 앞 코쟁이 맞아들이는

         중공군 예포 소리냐? 아니다.

         그럼 뭐냐? 쿵!

         저 봐라, 또 들린다.

         저 쿵 소리 내력을 누가 알거나?

         어화, 사람들아!

         저 소리 내력을 들어봐라.

     

    아니리 - 아라사도 미국 중국 일본국도 아닌 대한민국 서울 동편에

     

    세마치

         먼지 펄펄 시끌덤벙

         청량리 훨씬 지나가면

         새까만 연탄보다도 더 새까만 쫄쫄 개굴창

         물 썩는 내 진동허는 중량천 긴~ 방축 위에

         줄을 지어 다닥다닥 금슬 좋게 들러붙어

         삐끄닥 삐끄 삐끄 삐끄다다닥

         바람결에 전후좌우로 흔~들 흔~들

         노래 노래 불러쌓는 판잣집 한 모퉁이, 한 귀퉁이 방에

         청운의 뜻을 품고 시골서 올라와 세들어 사는

         안도(安道)란 놈이 있었것다.

     

    자진모리

         소같이 일 잘허고

         쥐같이 겁이 많고

         양같이 온순하여

         가위 법이 없어도 능히 살 놈이어든

         그 무슨 전생에 악연인지

         그 무슨 몹쓸 살이 팔자에 끼었는지

         만사가 되는 일 없이 모두 잘 안돼.

         될 법 한데도 안돼, 다 되다가도 안돼

         될 듯 될 듯 감질만 내다 결국은 안돼

         장가는 커녕 연애도 안돼

         집 장만은 커녕 방세 장만도 제때에 안돼

         밥벌이도 제대로 안돼

         취직도 된다 된다 차일피일 허다가는 흐지부지 그만 안돼

         빽 없다고 안돼

         학벌 없다고 안돼

         보증금 없다고 안돼

         국물 없다고 안돼

         밑천 없어서 혼자는 봐주는 놈 없어서 장사도 안돼

         뜯기는 것 많아서도 안돼

         울어봐도 안돼

         몸부림 쳐봐도 안돼

         지랄발광을 해봐도 별 수 없이 안돼

         눈 부릅뜨고 대들어도,

         눈 딱 감고 운명에 맡겨도 마찬가지로 안돼

         목매달아 죽자 허니 서까래 없어 허는 수 없이

         연탄가스로 뻗자 하니 창구멍이 많아 어쩔 수 없이

         청산가리 술 타 마시고 깨끗이 가자 하니

         술값 없어 별 도리 없이 안돼 안돼 안돼

         반항도 안돼, 아우성은 더욱 안돼

         잠시라도 쉬는 것은 더군다나 절대 안돼

         두 발로 땅을 딛고 버터서는 건 무조건 안돼

         한 번만 배짱 좋게 버텨만 섰다가는

         왼갖 듣도보도 생각도 못한 죄목(罪目)들이

         연달아 줄레줄레줄레 쏟아져 나오니 안돼.

     

    아니리 - 이래 놓으니 사시장철 밤낮으로 그저 뛰는 수밖에 다른 방도가 있것느냐?

    되는 것은 개코도 쥐뿔도 까치뱃바닥도 없이 그저

     

    자진모리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가로 뛰고 세로 뛰고

         치닫고 내닫고 물구나무까지 서고 용때마저 쓰고

         생똥을 뿌락뿌락 내싸지르면서 기신기신 기어 올라가 보아도 안돼

         십원 벌면 백원 뺏기고 백원 벌면 천원 뜯기고

         삼백예순날 하루도 뺀한 틈 없이

         이놈 저놈 권세 좋은 놈 입심 좋은 놈 뱃심 좋은 놈

         깡 좋은 놈 빽 좋은 놈

         마빡에 관(官)짜 쓴 놈 콧대 위에다 리(吏)짜 쓴 놈.

         삼삼구라 빙빙접시 웃는 눈 날랜 입에 사(詐)짜 기(欺)짜 꾼짜 쓴 놈.

         싯누런 금이빨에 협(挾)짜 잡(雜)짜 배(輩)짜 쓴 놈.

         천하에 날강도같은 형형색색 잡놈들에게 그저 들들들들들...

         들볶이고 씹히고 얻어터지고 물리고

         걷어채이고 피보고 지지밟히고 땅맞고

         싸그리 마지막 속옷 안에 꽁꽁 꼬불쳐 둔

         고향 갈 차비까지 죄 털리고

         맥진기진 박죽뒤죽 풀대죽 초죽음 산송장이 다 된 위에

         이건 또 무엇이냐?

         간첩이다, 적기다!

         라면값 내놓고 쉬엇!

         아이고, 난 훈련 받을 테요.

         안돼!

         단속이다, 단발령이다!

         딱지값 내놓고 토꼇!

         아이고, 난 돈 없어 못 깎었소.

         안돼!

         판잣집 철거령이다!

         파리값 내놓고 꿀렷!

         아이고 난 삭월세요.

         안돼!

         3불(不)이다, 5무(無)다, 삼오십오 천오백이다!

         아이고, 나는 삼시 세 때를 5일 간이나 못 먹었소.

         안돼!

         조상징수다! 세금이다! 벌금이다! 잡부금이다! 채권이다!

         아이고, 차라리 요강에 빠져 칵 뒈져버리것소.

         뒈져도 안돼!

         쌀값 똥값 물값 불값 줄레 줄레 줄레

         방값 옷값 신값 약값 반찬값 장값 연탄값 줄레줄레줄레

         술값 찻값 신문값 책값 이발 목욕 담배값 줄레줄레줄레줄레줄레

         그 위에 축하금 그 위에 기부금 그 위에 부조금 그 위에 동회비

         그 위에 교통비 그 위에 빚쟁이

         그 위에 위에 위에 이리저리 걸고 감아서

         온몸을 칭칭칭칭칭 잔뜩 동여놓으니 아이고~!

     

    아니리 -  아이고, 이것을 어쩔 것이냐? 통뼈 아닌 다음에야 쥐꼬리만한 벌이나마 해보겠다고 미쳐 싸돌아 안 다니고 제 놈이 어쩔 것이냐?

    눈발에 미친 개같이 꽁지에 불 단 범새끼 같이 그저 줄창 싸돌아다녀 보는디,

     

    엇모리

         한 발 들고 한 발 딛고

         한 발 딛고 한 발 들고

         이 발 들면 저 발 딛고

         저 발 들면 이 발 딛고

         이리 떼뚱 저리 띠뚱

         팔딱팔딱 강중강중 충충거리며 나간다.

         종로 명동 무교동 다동

         부동산 보험 무진 무역

         사환 급사 소사 수위

         모조리 한번씩 다 지내고,

         영등포 시흥 만리동 을지로

         방직 주물 제당 피복

         직공 화부 발송 시다

         싸그리 조금씩 다 들르고,

         구파발 창동으로 장안평 과천으로

         이태원 꿀꿀이장사 답십리 시레기장사

         남대문 돛대기장사 동대문 복어알장사

         광화문 굴러대장사 무교동 뻔! 뻔데기장사

         공사판 흙짐지기 모래내 배추거간

         영화판 엑스트라 용달사 짐심부름

         천방지축 좌충우돌 허겁지겁 헐레벌떡

         동서남북 싸돌아 댕기다

         지치고 처지고 주리고 병들고 미쳐서

     

    아니리 -  어느 날 노을진 저녁 때 두 발을 땅에다 털퍼덕 딛고서 눈깔이 뒤집혀 한다는 소리가 에이, 개같은 세상!

     

    휘모리

         이 소리가 입밖에 떨어지기가 무섭게 철커덕!

         쇠고랑이 안도 놈 두 손에 대번에 채워지고

         질질질 끌려서 곧장 재판소로 가는구나.

         땅! 땅! 땅!

     

    아니리 - 무슨 죄던고? 두 발로 땅을 딛고, 아가리로 유언비어(流言蜚語)를 뱉어낸 죄올시다.

    호오, 큰 죄로다. 피고는 두 발로 땅을 딛고, 아가리로 유언비어를 뱉어냄으로써

     

    세마치

         건방지게 무허가 착족죄(無許可 着足罪),

         지가 뭔디 육신 휴식죄(肉身 休息罪),

         싸가지 없이 심기 안정죄(心氣 安定罪),

         가난뱅이 주제에 직립적 인간본질 찬탈획책죄(直立的 人間本質 纂奪劃策罪),

         못난 놈이 사유시간 소비죄(私有時間 消費罪),

         죽고 싶어 부도죄(不挑罪), 가당찮게 나태죄(懶怠非),

         지가 무슨 뜬구름이라고 현실 방관죄(現實 傍觀罪),

         부끄러움 없이 앙천죄(仰天罪), 불온하게 흉곽 팽창죄(胸廓 膨脹罪),

         분수 모르고 특수층 한정 직립유한권 침해죄(特殊層 限定 直立有閑權 侵害罪),

         무엄하게도 촌분무휴 증산수출건설적 국가정책 기피죄(寸分無休 增産輸出建設的 國家政策忌避罪),

         3불 5무 7비 9물 위반죄(三不五無七非九勿 違反罪)

         혹세무민적 유언비어 사출죄(惑世巫民的 流言蜚語 思出罪),

         동 발음의욕죄(同 發音意慾罪), 동 발음죄(同 發音罪),

         동 살포의욕죄(同 撒布意慾罪), 동 살포죄(同 撒布罪),

         조국 불경죄(祖國 不敬罪), 모국어 비하죄(母國語 卑下罪),

         축생적 조국 비유죄(畜生的 祖國 比諭罪),

         세계만방 조국 축생시 가능성 촉성죄(世界萬邦 祖國 畜生視 可能性 促成罪),

         투자환경 착란죄(投資環境 錯亂罪),

         사회혼란 조장 및 사회불안 조성죄(社會混亂 助長 및 社會不安 助成罪),

         민심 선동죄(民心 煽動罪), 염세죄(厭世罪), 비관죄(悲觀罪), 탈속죄(脫俗罪),

         이적 가능죄(利敵 可能罪), 반체제 의식죄(反體制 意識罪),

         반체제의식 고취죄(反體制意識 鼓吹罪),

         이심전심적 반국가단체 조직 가능죄(以心傳心的 反國家團體 組織 可能罪),

         반국가적 내란음모 획책적 강력심정 보유및 동 사상 포지 잠재적 가능성 확실명백 가능죄(反國家的 內亂陰謀 劃策的 强力心情 保有         및 同思想 抱持 潛在的 可能性 確實明白 可能罪) 

     

    아니리 -  그 위에 더욱이 특별사회조작법 위반죄(特別社會操作法 違反罪)를 범하였음에 유죄가 인정되므로 법에 따라 피고의 신체에서 다시는 유언비어(流言蜚語)를 생각도 발음도 못 하도록 한 개의 머리와, 다시는 두 발로 땅을 딛고 불온불손하게 버텨서지 못하도록 두 개의 다리와, 그리고 다시는 피고와 같은 불온한 종자가 번식하지 못하도록 한 개의 생식기와 두 쪽의 고환(睾丸)을 이 재판이 끝나는 즉시 절단해 내고, 또한 반항할 위험이 다분히 있으므로 두 손에는 뒷수정, 몸통에는 물 축인 가죽조끼, 목구녕에는 견고한 방성구(防聲具)를 단단하게 짱짱하게 튼튼하게 둘러씌워 향후 오백년간의 금고형(禁錮刑)에 처할 것을 준엄히 준엄히 준엄히 선고하노라! 땅! 땅! 땅!

     

    창조(唱調) - 안돼! 싹둑. 물건이 없어져버리네. 안돼! 싹둑 싹둑. 불알도 사라져버리고, 안돼! 안돼! 안돼! 댕강. 모가지가! 아, 모가지가 달아나! 쩔커덕 철컥! 어허, 두 다리마저 몽땅 짤려 버리고 뒷수정 가죽조끼 방성구 둘러씌워 청태가 시퍼런 독감방에 안도(安道)놈을 사정없이 가둬버리는구나. 철커덩! 자물쇠 채우는 소리 쩌렁 쩌렁 쩌렁 쩌렁 옥사에 멀리멀리 울려 퍼져나갈 적에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중중모리

         어허 이것이 웬 짓이냐!

         이것이 웬 짓이여!

         헐벗고 굶주리고 죽도록 일했는데

         매 맞고 억눌려도 말 한마디 안 했는데

         쉬지도 눕지도 잠들지도 못 했는데

         어허 이것이 웬 짓이여!

         내가 무슨 죽을 죄라

         이리도 벌이 모질드란 말이냐.

     

    진양조

         날아가는 기러기야,

         너는 내 속을 다 알리라.

         수수그림자 길게 끌린

         해설핀 신작로 가

         우리 어메 날 기다려 상기도 거기 서 계시더냐?

         철 지난 옷을 입고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서울 쪽 바라보며 소리 없이 우시더냐?

         어머니!

         고향에 돌아가요

         죽어도 나는 돌아가요

         천 갈래 만 갈래로 육신 찢겨도 나는 가요.

         죽음 후에라도 기어이 돌아가요!

         저 벽을 뚫어

         저 담을 넘어

         원혼(冤魂) 되어 저 붉은 벽돌담을

         끝끝내 뚫고 넘어

         가요! 어머니!

         죽음 후에라도 기어이 돌아가요!

     

    창조(唱調) - 이리 울며 안도란 놈이 노래를 불러보나 머리가 없고 보니 눈물이 나것느냐 소리가 나것느냐? 눈물도 소리도 없이 그저 속으로만 새빨간 피울음을 밤마다 울어대며 안돼! 안돼! 안돼!

     

    진양조

         굴려

         몸통을 굴려

         부닥뜨린다! 안도 놈이 떼그르르르르르

         벽에다가 쿵!

         다시 또 다시 떼그르르르르르

         벽에다가 쿵!

         다시 또다시 또 한번 다시 떼그르르르르르

         벽에다가 쿵!

         쿵!

         쿵!

     

    아니리 - 울려쌌는 저 소리만 들으면 도무지 무슨 까닭인지 잠을 못 자는 돈깨나 있고 똥깨나 뀌는 사람들이 강력한 명령을 내려 안도란 놈을 즉각 다시 잡아다가 사형에 처해버렸는데도 쿵! 해괴한 일이다. 쿵쿵거리는 저 소리가 여전히 들려오니 미치고 환장할 수밖에 더 있것느냐?

    해괴한 일이다. 지금도 밤낮으로 끝없이 들려오니 혹자는 그것을 귀신의 장난이라고도 하고 또 혹자는 그것을 안도가 아직도 어디엔가 죽지 않고 살아있어 끊임없이 끊임없이 벽에 부닥뜨리고 있노라 목소릴 낮추어 슬그머니 귀띔해 주면서 이상스레 눈빛을 빛내기도 하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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